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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클래식 이모저모🎻🎹🎼

서울의 발트뷔네(?) - 서울강변음악회 2015 와 한국의 클래식음악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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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어제, 서울강변음악회가 서울시향과 정명훈씨 연주로 있었습니다.

올해로 세번째로 찾게되는 강변음악회네요.ㅎ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알고 나서는 할 때마다 간 셈입니다.ㅎ

 

파크콘서트의 한계를 알고있는 터라.. 그리 기대하진 않았지만,

서울시향, 정명훈, 여의도주민의 부담없는 마음으로 세번째 파크콘서트를 찾았습니다.

(애기를 데리고 갈수 있는 유일한 음악회 쿨럭,,)

 

게다가 처음으로 정명훈 예술감독의 지휘로 이뤄지는 강변음악회라서 의미도 있었고요. (사상최초..입니다.)


이전에는 성시연 경기필음악감독의 지휘로 이뤄졌었는데, 정말 정열적인 지휘였습니다..

관객에게는 참 인상깊은 지휘자였는데, 연주자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지는 지휘자였을지 궁금하네요.

 

 당일 오전에 63빌딩 스카이아트에서 바라보니, 예의 그자리에 무대와 객석을 설치해놓았네요.

항상 자리가 남았던걸로 기억하는데 오늘은 과연 어떨런지요.

 

애기를 데려가야해서 자리에는 앉기가 힘들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돗자리를 펴고 앉았습니다.

한시간 전에 갔지만, 이미 촬영장비나 나무등의 장애물에 시야가 가리는 자리는 귀신같이 비어있고 모든 자리들이 빽빽하게 찼더군요..

(흥행 성공?!!!)

 

올해 프로그램은 정명훈 감독이 지휘해서 그런지 모두 클래식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예년의 경우, 뮤지컬 곡들도 섞여있었지만, 올해는 성악곡들까지 모두 클래식 오페라 곡이었습니다. (라뷔엠, 라트라비아타)

저는 모두 좋아하는 곡들이지만, 다른분들에게는 어땠을지 모르겠네요^^; (전 정말 좋아요!!!)

 

 

 

 

 

 

 

 

아무래도 무료 공연이어서 그런건지.. 관객이 정말 많았습니다.

9월 6일에 올림픽공원에서 파크콘서트를 유료로 하던데,, 그때도 이렇게 사람이 많을지 살짝 궁금하네요..

(신지아!, 미샤마이스키!!!,정명훈!!!!!의 베토벤3중협주곡, 그리고 베토벤 교향곡 9번!!!!!!!!!.. 야외라는게 함정..)


사람이 많다보니, 아무래도 질서라든지 클래식 음악회스러운 오붓함과 음악에 오롯이 집중하는 분위기는 기대하기 힘듭니다.

그냥 야외에서 즐기는 클래식 음악회.. 라는 느낌 정도만 기대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객석 보다는 돗자리를 미리 깔고, 이것저것 먹으면서, 야구장 온 기분으로 즐기면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잘보인다고 생각하고 깔았는데, 앞쪽의 좁은 공간에 나중에 온사람이 깔면 그냥 존망..)


제자리 앞쪽에 돗자리를 까신 분들은 화이트와인과, 와인잔도 가져오셔서 드시더군요..(왕입니다요)

진심 부러웠습니다 ㅋ 저도 와인과 맛있는 음식들 가져와서 음악회는 귀로만 듣고, 분위기와 술과 음악을 즐겼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제가 앉아있던 자리에서의 시야입니다.

주최측에서 길에서 서서 보시는 분들을 좀 통제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제 뒤쪽으로도 돗자리를 깔고 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길에 서계시는 분들 덕분에 가졌던 시야는 저정도.;.ㅎㅎ

저분들이 나쁘다고 할수는 없는게, 대부분 한곡 듣고 다리가 아프셔서 빠져나가셨습니다.

물론 그뒤에 다리가 안아프신 새로운 분들이 오셔서 서계신 덕분에, 제 앞의 병풍은 걷히지 않았을 뿐입니다.




 

결국, 돗자리 관객의 편의를 도모하려는 주최측의 노력이 조금 부족한 셈입니다.

(물론, 돗자리 관객의 편의가 있어선 안된다는 의사결정이 있었다면, 그걸로 ㅇㅋ)

 

당일 엄청나게 더웠습니다.

연주회 뒤 밤에 폭우가 왔는데, 폭우 직전이라 습도는 최고조에 달해 있어, 사우나 같이 푹푹 찌는 날씨였습니다.

무대 위의 연주자분들도 정말 더웠을 것 같습니다. (지인분께 여쭤보니 진짜 더웠다네요..ㅋㅋ)

그런 날에도.. 긴팔 옷을 입으신 오케분들도 고생이셨지만,,

긴팔와이셔츠에 연미복, 드레스로 갖춰입으신 협연자 분들..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쪄죽을듯..)

 




음을 모으기위해 설계된 직육면체의 부스 안에 대형에어컨이 두대 보였지만,, 글쎄요..

팀파니 주자와 콘트라베이스 몇분만 시원해보였습니다. (에어컨앞자리..)


 


 

배경의 음향판은 작년과 똑같은 디자인이네요.

저걸 새로 만드는거보다 보관하는게 돈이 덜들었던걸까요..

 

파크콘서트이다보니(?) 음향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스피커로 전해지는 음악에 잠깐 신경을 좀 써보니 라디오 정도의 음질이었던것 같습니다.

역시 분위기를 느끼는데에 의미를 두고 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습도가 너무 심해서, 현악기 주자님들 아무래도 메인 악기로 하시진 않았을 거 같고요.

피아노는 어디서 협찬한건지 오히려 궁금해지더군요..ㅎㅎ

 

 

 

 차이코프스키 비창 3악장 연주입니다. 행진곡이죠. 이정도 음향입니다^^

 

강변음악회의 피날레는 보통 불꽃놀이를 터뜨리는데, 이날도 예외는 없었습니다.

비창3악장을 하면서 터뜨릴 줄 알았는데, 아예 노골적으로(?)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를 준비했네요.

국내에서 왕궁의 불꽃놀이가 연주되는건 거의 보지 못했는데, 서울시향의 연주로 바로크를 듣게 될 줄은 몰랐네요..;;

(불꽃 터지는 소리에 음악소리가 안들린다는 게 함정..)

 


갈길 바쁜 관객 분들은 나가시다가 잠시 서서 불꽃놀이를 보시다가 가시다가 하시더군용 (새삼스럽게)


 

 

 

 


 

 

무료라기 보다 야외공연의 한계가 많이 보인 공연이었지만,

서울의 최고 문화자산(제 맘대로)인 한강을 살린 문화행사로는 좋은 시도라고 생각됩니다.

작년부터인가요? 한강을 활용한 클래식 음악행사를 서울시가 많이 시도하고 있는듯 합니다.

 

피크닉 클래식 in 서울 2013

 

아무래도 서울시향이라는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점도 있고,

유럽의 많은 클래식음악축제들이 명물로 인정받고 관광수익을 창출하고 있는데서,

 

한강과 서울, 그리고 서울시향이라는 브랜드를 결합해서 아시아 내의 주요 음악축제를 런칭할 수 있다면,
전통있는 자랑이 될만한 좋은 행사가 제작될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기획자여러분들 힘내주세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좋은 클래식음악축제는 서울에서 열리는 교향악 축제와 평창에서 열리는 대관령국제음악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축제들도 좋은 축제들이 많지만, 

그 전통성 (10회 넘어가묜 인정..)과 

장소의 집중성 (XX시내 일대 공연장..), 

행사 컨셉의 일관성 (교향악축제는 이런 쪽에서 정말 왕입니다요), 

기획의 완성도 (전국시향 모여라!-교향악축제, 여름이면 텅텅 비는 스키장에서 2주 동안 하루종일 클래식음악을 전방위로 서비스 합니다. - 대관령국제음악제), 

행사의 짜임새 등..에 대해
두개의 축제를 주변분들에게 소개하곤 합니다. 


교향악축제는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독착적인 컨셉의 축제라고 생각되고요.

(국내 시향을 모두 모아, 한달동안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으로 매일 공연을 돌린다니.. 이런 천재적인 생각 그리고, 스케일 큰 생각을 도대체 누가 처음 한걸까요?

그리고, 그걸 몇십년동안 스폰을 받고 이어올수 있었던건 도대체 누구의 힘이었을지.. 정말 개인적으로 궁금합니다.)


대관령 국제음악제는 유럽여름음악축제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하는 컨셉입니다.

음악학교와 음악회가 결합된 전형적인 유럽 음악축제를 정말 잘 벤치마킹 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여름이면 시원하고, 사람은 많지 않은 알펜시아를 베이스 캠프로 삼는 이 축제 이야기를 하고 있노라면,

겨울에는 붐비지만, 여름에는 관광객이 많지 않은 스키장에 여름 음악축제를 만들어 여름흥행에도 성공했다는 베르비에 음악축제가 떠오르곤 합니다.


2012/09/09 - [㉿ 여행_Travel] - 대관령국제음악제 2012를 다녀와서

2012/09/16 - [㉿ 여행_Travel] - 첩첩산중 음악제, 제9회 대관령 국제음악제 <1>

2012/09/23 - [㉿ 여행_Travel] - 첩첩산중 음악제, 제9회 대관령 국제음악제 <2>


한강을 주제로 열리는 음악축제 역시 교향악축제와 같은 독창적이면서도 의미있는 짜임새를 가지거나,

대관령국제음악제와 같이 유럽의 음악축제를 벤치마킹 하여 웰메이드 축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한강 위의 기획이라고 생각하니, 물위의 오페라, 오스트리아의 브레겐츠 페스티발이 떠오르네요.

브레겐츠라는 별볼일없던 지방도시를 호수에서 열리는 오페라 공연으로 일양 세계적인 문화축제도시로 만들었죠.

 

강변음악회가 시작할때, 발트뷔네와 쇤부른궁전의 야외음악회를 벤치마킹으로 소개하고 있었는데요.

해마다 반복되긴 하지만, 1회성 야외공연인 강변음악회를 이들 음악회와 비교하는 것은 진행방식과 의미있는 공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유사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퀄리티와 현장의 질서, 음악에 대한 컨텐츠 등이 조금만 더 풍부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은 남아있습니다.

 

아시아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를 갖추었으니, 자본만 있으면 되겠네요..

이미 눈높이가 많이 높아져있는 클래식 음악팬들의 눈과 귀를 만족시키려면, 상당한 자본이 투입되어야, 

그래도 봐/들어줄만한 공연이 한강이라는 야외에서 이뤄질수 있겠지요.

어제 공연도 음향과 현장의 진행, 질서..등도 아쉬운면이 많이 있었는데, 

그런것들이 해결이 되려면, 결국,, 돈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시민의식에 기대는건..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강과 클래식음악을 조인하는데에는 아무래도 행정의 의지와 통찰력이 중요하고, 

그들이 현장의 전문가의 기획안을 존중하는것도 중요하겠죠..

없던 클래식 수요가 새로 늘어난건 없으니, 서울+클래식음악이라는 그림을 보고 싶어하는 시정의 니즈가 발생하고는 있는 듯 합니다.


클래식 음악팬의 마음은 이런때에, 서울의 아이콘이 될만한 좋은 축제가 꼭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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