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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음악이야기 : 실내악 (1)

광과장 관심거리 2016. 1. 10. 21:35

현악을 시작했던 가장 큰 목표는 실내악이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앙상블로 이뤄지는 실내악이겠네요.

피아노도 얼마든지 실내악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악기 끼리 어우러져 하나의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모습에서 좀 더 매력을 느꼈습니다.


아마추어의 실내악 도전은 프로들의 그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그리고, 당사자들이 생각하는 무대와 연주라는 이미지가 주는 환상 때문에, 

현실과의 간극을 간과하며, 몇가지 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앞으로 설명하게 될 포스팅에서 이야기 할 연습 들은 대부분 매우 지겹고 괴롭지만,
이런 오류를 극복하고자 해나가는 연습입니다.


1. 연습에는 플래닝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은 프로와 같은 듯 다르다.

연주자들이 모여 실내악을 연주하게 되면, 합주 연습을 하게 됩니다.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기도 어렵거니와, 연습시간도 한정되어 있기 떄문입니다.

한자리에 모였을때, 함께 할 수 있는 연습을 하는 셈 입니다.


제한된 시간이라는 악조건 때문에, 모였을때, "한번 합주"를 하는데에 큰 의미를 두게 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합주라는 것이 가능 하려면, 각 연주자가 "충분한" 연습을 이미 해서 악보가 숙련된 상태여야 합니다. 


프로 들은 이미 많은 훈련을 해서 "기초"라는 것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는 전제로 연습에 들어가기 때문에,
아마추어와는 다른 연습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프로라는 이름의 무게감으로 합주 연습 이전에 개인 연습을 충분히 합니다.

그들에게는 합주 이전의 개인 연습은 말할 필요도 없는 기본입니다.


그리고 그 개인 연습은 수십년 간 혹독하게 훈련 받은 방법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뤄집니다.

주 1회 레슨과 몇시간의 연습도 쉽지 않은 아마추어가 개인 연습 시간을 프로처럼 효율적으로 쓰기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즉, 프로와 아마추어의 합주 연습은 시작하는 순간의 출발점 자체가 다릅니다.


프로 들이 모여서 하는 연습, 음악성을 부여하는 작업 이전에,

음정, 박자, 톤 등의 "기초"를 단단히 다지는 연습이 필요한 셈입니다.

이러한 "기초"가 연습을 통해 다져지고 나서야 프로들과 마찬가지로 음악성을 부여하고 템포를 조정하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아마추어란 생업에 종사하며, 음악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이는 연습과 수련에 소요할 시간이 프로들에 비해 매우 제한적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프로보다 제한된 시간에 프로보다 많은 과제 (즉, 기초 강화)를 연습해야 하므로, 좀 더 치밀한 Planning이 필요합니다.


2. 연주란 관객이 듣기 좋은 연주를 만드는 것이다.

연주를 하며 연주자는 큰 희열을 느낍니다.

아마추어 연주자들이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악기를 잡는 건, 상상해오던 그 희열을 느끼고 싶어서 입니다.

하지만 아마추어의 연주는 관객의 감동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왜일까요?

수년간 저는 그 이유를 고민해왔습니다.


아마추어 연주자가 의 가장 큰 오류는 음악을 느끼며 연주하는 것입니다.

음악을 느끼는 것은 좋지만, 느끼는 바대로 연주로 연결 되는 것은 큰 독이 됩니다.

물론, 악기, 음악과 연주자의 물아일체의 경지에 오른 연주자들은 느끼는 바가 곧 연주가 되어 감동을 전달합니다.


하지만, 아마추어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몸이 곧 악기가 될 정도로 혹독한 연습도, 지독한 고민도 슬럼프도 겪지 않았습니다.

즉, 몸도 마음도 악기와 일체가 되기는 거리가 있는 셈입니다.


박자를 지키는 능력과 올바른 음정을 짚는 운지가 충분히 연습되지 않은 아마추어는

자신의 음악에 취해서 연주를 하게 되면 그 음악 자체가 흐름을 잃게 됩니다.

특히, 앙상블을 이루는 과정에서 약속한 박자와 음정을 지키지 못하고, 

각자 자신의 음악에 취해서 연주한다면, 각자 다른 연주가 되어 금새 흩어져 버리고 맙니다.


대단히 역설적이지만,

연주자는 자신의 음악에 취하기 보다 관객에게 들려주려고 계획한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해 집중해야 합니다.

4월은 너의 거짓말에 보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하나 나옵니다.

2015/10/18 - [㉿ 음악_MUSIC] - "4월은 너의 거짓말"에서 느낀 감성


"연주자가 자신이 연주하는 소리가 안들린다는 것은 축복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연주소리를 듣지못하는 것을 장애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연주에 방해가 되는 것은 자신의 연주소리임을 깨닫고,
자신이 만들어내고자 하는 소리를, 음악을 만들어냅니다.


물론, 이것은 주인공은 어린 시절 혹독한 훈련으로 자신의 의도대로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온몸에 배어있는 상태라는 전제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악기와 몸이 이미 물아일체가 되어.. 본인이 연주하는 소리 조차 거슬리는 경지!!!


3. 아마추어는 그렇다면 어떻게 연습을 해야할까

연습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아래의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서 합니다.

그리고 긴 시간을 두고 연주를 준비합니다.

처음에는 매우 지겹고 끝이 보이지 않겠지만, 합주의 무한 반복보다 한땀한땀 완성되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톤 만들기

 - 셈여림과 활 방향을 고려하지 않고, 울림있는 소리에 집중해서 소리내기 연습을 한다.

 - 엑센트와 스포르잔도, 스타카토 등의 표현은 일단 뒤로하고, 데타쉐와 각활 위주로, 악보의 소리를 내는데에 집중한다.
   -> 슬러조차도 생략할 수 있다. 이 단계의 핵심은 첫쨰도 울림, 둘쨰도 울림, 셋째도 울림있는 소리이다.

 - 빠른 음이든 느린 음이든 울림있고 진하게 꽉 찬 소리가 나오며 그 소리 내기로 부터 전해지는 악기의 울림을 느낀다.


*음정 연습

 - 합주 중에 음정에 문제가 있는 부분이 생기면 한명 씩 연주해본다.

 - 틀린 음정이 발견되면, 맞는 음정으로 연주하게 될때 나는 소리를 계속해서 들어본다. (귀로 익혀야 한다.)

 - 맞는 음정으로 위에서 만들어진 울림있는 톤으로 나는  소리의 조화로 이뤄지는 화성의 느낌을 귀로 익힌다.

 - 스케일의 경우, 느린 속도로 별도 앙상블 연습한다. 다운 업으로 1차 연습 후 업 다운으로 활을 바꿔서 다시 연습한다.

   슬러의 경우도 바꿔가며 연습한다.


* 템포 연습

 - 가장 어려운 부분이 가능한 템포를 지정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메트로놈에 맞춰 연습한다.

 - 합주 시에 해당 연습이 부족한 멤버는 무리해서 합주를 하기 보다, 그자리에서 별도 장소를 마련하여 개인 연습을 수행한다.


* 음길이 맞추기

 - 쉽표의 길이를 맞춥니다. 쉽표 앞에 끊기는 음 길이도 맞춥니다.


일단, 위 훈련 들에 집중하여, 곡의 기본을 숙달 한 뒤에야,

다음과 같이 음악성을 부여해 봅니다.


- 셈여림을 넣습니다.

- 표현을 추가합니다. (엑센트, 스포르잔도 등)

- 템포의 변화를 약속합니다. (리타르단도, 아템포 등)


처음부터 너무 많은 이야기를 했네요. 

다음 포스팅을 쓰게 된다면, 실제 연습하는 사례를 들어 좀더 상세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아마추어의 음악생활은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