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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꽁.ⓛee ⓝⓞⓣⓔ] GS챔버오케스트라의 첫 연주회, "첫만찬"

광과장 관심거리 2010. 5. 15. 11:28

작년, 즉, 2008년 1월, 우리 오케스트라가 처음 발족했을 때, 모였던 사람은 80명 가까이..

그중 70명 이상이 초보자였다. 여기서 초보자란, 조금 해본 사람도 아닌, 전혀 해보지 않았던 사람들..

이건 베토벤 바이러스에 나오는 오케스트라 보다 더욱 훨씬(어디다가 비교한거야..도대체..-_-;;) 각이 안나오던 우리 오케스트라..

그냥 사원들끼리 모여서 만들어볼까? 해서 만들어봤던게.. 일이 커져버린..-_-;; 우리 오케스트라..

연말 공연을 할수 있다고 했을때 아무도 믿지 않았던 우리 오케스트라는.. 결국, 1년 4개월 만에

무대에 올랐다. 실력은 메롱이지만.. 2008년 1월에 모였던 그 열정 하나로..25명의 단원이 모였다.

 

1. D-1 최종 연주 리허설

한달이 조금 넘는 기간, 준비해왔지만 제일 중요한건 역시 하루전 리허설과 당일 최종 리허설이다.

하루전 리허설에는 음악적인 면을 최종적으로 점검하게 된다. 당일 리허설에는 조명과 연출,

무대 이동 등을 점검하기 때문에 음악적인 완성도를 올릴 기회는 오늘이 마지막..

 


무대위에서는 회사도 직급도 잠시 잊혀진다.(사원들은 말이지..;;)

악기를 잡은 이상 우리는 프로 못지 않는다. 자세와 열정만은..-_-a

일주일 전에 지휘자(소명섭 과장, 플랜트 기본설계팀)가 우리에게 강조했던 건 악보에 빼곡히 적혀있는 많은

코멘트들 보다도.. 그날 처럼만 하면 된다는 주문이었는데.. 하루전 우리의 손은 다시 원래대로 굳어 있고..

왜이렇게 맘처럼 되질 않는지..

 


그래도 역시 다들 긴장은 되나보다. 한시간이 지나니 손가락이 원래대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 2바이올린은 활이 여전히 안맞는다. 음악도 중요하지만 비주얼도 중요하기 때문에 활을 맞춰야 한다는게

슬슬 압박이 되어 오기 시작했다-_-;; 결국 우리의 파트장 전승수군.. 밤 11 시까지 옹기종기 앉아 한음 한음

보잉을 체크하고 나서야 집에 돌아 갈수 있었다..

 

2. D-Day 최종리허설 13:00~17:00

2바이올린은 도와줄 객원 선생님이 없었다. (물론, 우리 기염댕이 재희양이 있었지만^-^)

객원없이 2바이올린이 소리낼 수 있었던건 역시 파트장 승수군도 있었지만

다름아닌 전 파트장 경진씨...근데... 과중한 업무로 D-1 리허설 못오시고..

연주회 당일에는 부서 야유회로 청계산 등산을 가셨더라는..-_-;; 결국 최종 리허설은

객원 선생님, 그리고 주력이 빠진채로 (아, 재희 마저도 선생님 결혼식 연주를 하고 늦게 온다능..) 진행되었다..ㅠ

 


뭐 그럼 어떤가.. 우리 한명한명이 주력인데..^-^

감이 살아나기 시작한다. 오지 않을 것 같았던 공연 시간이 다가온다.

우리보다 더 떨릴 앙상블 팀들의 연습을 보고 있노라니, 한명한명에게 지워지는 무대의 긴장감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누구도 묻어간다는 쉬운 생각으로는 무대에 오를 수 없다. 우리 한명 한명의 소리가 관객에게 그대로 전해질 것이다.

악보에만 집중하고 있노라면 여지없이 지휘자의 일갈이 날아온다. 연주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악보에만 집중해선 안된다.

지휘자의 지휘에 집중하고, 주변의 소리에도 집중해야한다. 내 소리.. 나의 실수가 가장 크게 들릴 지언정

그래도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집중해야한다. 하나도 집중, 둘도 집중.. 연습한 만큼 훌륭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믿으며..

그렇게 한음 한음 나아간다.

 


우리의 지휘자는 관대하다.. 분명 당신의 맘에 들지않는 소리가 나오고 있을텐데..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칭찬만 해주신다. 이제 무대가 코앞.. 공연 경험이라고는 전무한 단원들에게 지휘자의

한마디한마디의 격려는 귀에 들어올 때마다 큰 힘이 된다. 어느덧 전날에 나오던 소리가 나올 무렵..

길게만 느껴졌던 네시간의 연습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자, 이제 관객들이 들어오고 우리는 연주자 대기실로 향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사진을 찍으며 긴장을 풀고 있었다.

내친구 동군과 스탭으로 고생해주신 방과장님 두분이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돌아다녀주신 덕에..

이날 1000장에 가까운 우리의 소중한 기록이 남아 있을수 있었다.. 우리의 소리는 관객들의 귀에 닿겠지만..

시간이 지난 뒤 우리는 이 사진을 보며 추억할 수 있겠지?

 

자, 즐거운 음악시간이다!!!

 

3. D-Day 17:30~19:30 본방

 


자, 무대로 나가자.

무대위로 오르면서는 잘 기억이 안난다..

미리 연습했던대로.. 지휘자와 악장이 나오기 전까지는 잡담하는 시늉도 해보고..

조율을 한다고 소리도 내보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많은 실수.. 연습보다 정말 못했던 연주.. 그래서 더 분했던 공연..

사진 찍어준 동군은 연습때 잘해서 놀랐다고 했었는데..

공연때는 잘 안되도.. 이렇게 안될줄이야..

다들 긴장을 너무 안해서 탈이었다능..-_-;;

그래도.. 박수소리는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너무나 상투적이던 이 표현이..이렇게 와닿을 줄이야..

 

우리 주요 레파토리가 하나씩 넘어가고.. 마지막 앵콜 곡이 마치고 나자..

관객들이 나가고.. 마지막 기념촬영을 위해 모였다..

 

4. 마치며..

 

우리 공연에 대한 감상?.. 글쎄.. 그렇게 기다리던 첫 공연이었다.

항상 공연이 하고 싶었고, 학창 시절부터 느끼고 싶었던 희열이었다.

내 나이 서른이 되기 직전에 가질 수 있었던 공연의 희열은.. 아직도 가슴속에 남아있다.

그래서.. 이렇게 또다시 다음 공연을 기대하고 준비할 수 있나보다.

 

클래식이 좋다. 바이올린이 좋다. 합주가 좋고, 함께 연주하는 사람들이 좋다.

이 오케스트라가 얼마나 이어질 지, 우리의 열정이 얼마동안 살아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 이순간, 우리 오케스트라는 내게있어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다.

 


같은 오케스트라라는 이유로 온힘을 다해 도와준 스탭들.. 너무 고마운 사람들..

모두들 뜨거운 열정으로 올랐던 무대.. 모두가 주인공이었고, 모두가 프로였던 우리의 공연..

그리고, 다음 공연이 있기에 우리의 열정은 아름답다.

 

이렇게 우리의 첫 공연..

너무나 먹을게 많아 풍성했던, GS Chamber Orchestra의 첫만찬을,

GS Chamber Orchestra의 첫 정기연주회를 닫는다.

 

Thanks to

성모, 방과장님, 스탭 여러분, 지휘자 소과장님, 그리고.. 윤석이형..


 

 

에긍.. 부끄러운 글이 블로그 추천글, 컬쳐N라이프에 소개되었습니다.

운영자님 감사드리고요. 저희 오케스트라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또한, 항상 음악을 하고 싶으셨지만, 엄두가 안난다고 생각하신 분들..

저희를 보고 하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LG 야구보다가 지쳐버린 네꽁.ⓛee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