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포스팅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아마추어 음악 생활을 이어나가는데에 있어서 레슨은 매우 중요한 요소중 하나입니다.
어떤 이는 연습이 훨씬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연습 없이 레슨을 참여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저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이말에 조금 반대하는 편입니다.
당연히 연습이 동반되는 레슨은 최고의 효과를 낼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마추어의 연습 시간이라는 건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가끔 정말 프로 처럼 하루에 몇시간씩 꾸준히 하는 분도 계십니다.
생업에 종사하는 많은 아마추어들은 실제로 연습하는 시간이 일주일에 2,3시간을 채우기도 힘들 것입니다.
레슨은 보통 1시간 정도 이뤄집니다.
그리고, 연습 시간에 가지지 못하는 상당한 집중력 높은 시간으로 1시간을 보내는 셈입니다.
즉, 일주일에 2시간 개인 연습을 하고, 1시간 집중도 높은 레슨을 받는다면,
레슨 시간이 수련이라는 과정에서 갖는 비중은 더욱 커집니다.
느슨한 2시간 개인연습을 안했다고, 1시간의 레슨을 안받는 건 그런 의미에서 어불 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 큰 이유는 바로 이번 포스팅의 주제인 레슨 노트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아마추어는 상당한 수련을 받기 전까지는 연습의 맥을 읽을 줄 모릅니다.
연습의 맥을 읽는 다는 것은 이 연습을 통해 내가 무엇을 습득하여야 하는가를 인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습을 할때, 단순히, 오늘은 좋은 소리,를 만들어보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한 곡을 잘연주해 내기 위해, 어떤 항목 들을 클리어 해나갈 것인지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마치 To-Do List와 같습니다.
내가 좋은 컴퓨터를 구매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냥 아무데나 가서 사면 될까요?
좋은 가격에 필요한 컴퓨터를 사려면 아래와 같은 사항들이 충족되어야 할 것입니다.
1. 최신 컴퓨터 부품 사양에 대해 공부한다.
2. 내가 컴퓨터로 하려고 하는 주요 사항들을 정리해본다.
3. 2에서 정리한 항목 들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컴퓨터 부품을 골라본다.
4. 3에서 고른 부품들로 이뤄진 컴퓨터들의 가격대를 알아보고, 제조사와 판매처를 조사하여 구매한다.
이정도로 정리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의 연습도 마찬가지 입니다.
많은 분들이 스즈키 1,2,3권 4권의 곡들을 레슨 받고 연습해 나가지만,
이 곡에서 무엇을 익혀야 하는가, 이 마디에서 내가 가져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알아내는 방법은 레슨을 통한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레슨 노트는 연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습관입니다.
어떤 선생님들은 레슨 노트를 친절히 적어주시기도 합니다만,
공부라는게 선생님이 만들어준 참고서 보다는 학생들이 직접만든 요약 노트가 더 도움이 되듯이, 저는 레슨 노트를 직접 쓰기를 조언합니다.
레슨 시작전에 반드시 연필을 준비해서, 선생님께서 코멘트 하실 때에는 해당 마디나 옆 공백에 받아 적어 놓습니다.
그래서 이런 코멘트들을 보고, 연습 하는 동안에 이미지를 떠올리며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그냥 아무 생각업이 연습을 하게 되면, 무엇을 해야하는 지도 모르고,
그저 몇번 반복해서 쭉 하고 나서는 아 연습 많이 했다.. 하고 교재를 덮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레슨을 가면, 그 곡에 조금 능숙해졌다고 느껴지겠지만,
소리의 질이나, 핑거링, 보잉 등 실제 익혀야 할 것들은 체득되지 못한 채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 다음은 모두 아시다시피, 똑같은 코멘트를 다시 듣게 되겠죠.
레슨노트를 적는 몇가지 노하우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1. 처음 곡이 들어간 날의 날짜를 적어 놓습니다.
처음만 적어놓으면 됩니다.
이 곡을 잡고 있는 기간을 알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곡별로 한달이 적당하다 두달이 적당하다라는 기준은 없습니다.
어려운 곡이고, 배울 것이 많은 곡이라면, 오래 걸릴 것이고,
그렇지 않은 곡이라면, 금방 클리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날짜를 적는 이유는, 오래 배울 곡이 아닌데 오래 배우고 있다면, 수강생의 노력이 덜 들어갔음을 알아 차리기 위함입니다.
크게 배울 포인트가 많지 않은 곡인데, 오래 잡고 있다면, 연습에 좀더 신경을 써야 겠지요.
2. 선생님의 코멘트를 적어놓습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선생님의 코멘트를 적어 놓습니다.
선생님의 코멘트를 적어놓는 것은 두가지 측면에서 효과가 있습니다.
첫째, 연습의 목표를 명확히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은 앞에서 이미 언급했습니다.
둘째, 선생님이 가르치던 내용을 선생님에게도 환기시킬 수 있습니다.
선생님도 사람입니다. 많은 수강생들을 대하고 있고, 그들 각자가 다른 레슨을 받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오는 수강생에게 지난주에 무엇을 강조했는지, 무엇을 가르치다 말았는지, 기억하긴 쉽지 않습니다.
학생의 교재에 적혀있는 레슨의 흔적 들은 선생님에게도 좋은 교재가 됩니다.
자신이 지난 시간 강조한 내용을 알고, 그것들이 잘되고 있는지 다시한번 체크할 수 있게됩니다.
그런 것들이 없다면, 레슨의 흐름을 잡기도 쉽지 않고, 매번 초견 같이 레슨을 진행하게 되겠지요.
게다가, 레슨을 피치못할 사정으로 굉장히 오랜만에 오게 되면, 더욱 그런 악순환은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저는 레슨을 마치고 나면 반드시 카페에 들립니다.
레슨 내용을 잊어버리기 전에 기록하기 위함입니다.
레슨 노트를 써보시면 알겠지만, 레슨 때 한시간을 채운 코멘트들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고 있고, 반복해서 시켜보기 때문입니다.
그 몇 개의 코멘트만 클리어 하고, 체득한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코멘트 들을 기억 하지 않고, 연습하고, 레슨받고 있다면,
눈감고 밤길을 걸으며, 산정상을 찾고 있는 것과 같은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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