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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아마추어 음악이야기🎻🎹🎺

아마추어 음악이야기 : 악기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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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정도를 매달렸던, 볼파르트34번 드디어 합격 받고 넘어갑니다..)

 

나는 왜 음악을 하는가?

(여기서, 음악을 한다는건 연주를 하고, 악기를 배우고, 그 기술을 연마하고, 음악을 공부하고, 듣는걸까..등..)

 

최근.. 신상에 있었던 어떤 사건을 계기로.. 이 질문을 꺼내게 되었습니다.

이런 질문은 보통 즐겁지 않은 때에 고개를 들곤 합니다.^^

 

어떤 답이든 찾아서, 다시 마음을 다스릴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하고 또 생각한 끝에 찾은 답을 여기에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악기를 연주한다는 행위는 가장 근간에 있는 즐거움입니다.

단지 악기를 연주하고만 있으면 즐거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조건이 따라 다니기 시작하면서, 상념들이 존재하는것 같습니다.

 

즐겁기 위해서, 잘하고 싶다라는 감정도 필요하고,

즐겁기 위해서, 어떤 사람들과 하고 싶다라는 상황도 필요합니다.

즐겁기 위해서, 어떤 곡을 연주하고 싶다, 어떤 장소에서 연주하고 싶다 등등..

 

저런 조건들은 새로운 조건을 낳게 됩니다.

 

잘한다는 건 무엇일까요?

지금의 나는 잘하는 걸까요?

가끔 큰 칭찬을 받을 때도 있고, 혼쭐이 날때도 있습니다.

1,2년 전의 나보다는 잘하겠지만, 1,2년 뒤의 나보다는 아마도 못하는 지금의 나일거라 확신합니다.

 

전공을 하는 친구들은 분명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입니다.

모두가 전공을 하고, 좋은 학교를 졸업했다고 하지만, 실력은 천차만별입니다..

그들 사이에서도 1,2등이 갈리고, 훨씬 잘하는 친구도 있을 것이고, 훨씬 못하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잘한다는 이 상대적인 개념이 얼마나 무의미 한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잘하는 건 무엇인가. 내가 계속 해나간다면, 잘한다는 그 경지에 갈 수 있는 것일까?

 

제가 찾은 답은..

음악을 하며 느끼는 나의 행복과 마음의 전달의 가능한가.. 라는 질문이 "잘한다"를 결정한다.. 였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악기를 긋기만해도 행복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악기를 한다고 말하며 행복감을 느끼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들려주는 곡들은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거나, 그 행복을 느끼게 하진 못했습니다.

 

음악이라는 활동이 혼자 하는 활동을 넘어서서 함께 연주하고, 다른 이에게 들려주는 상호작용을 하게 됩니다.

나의 연주를 들려주고, 그 음악으로 상대가 감동을 느끼고, 내가 표현한 그 예술에 동화되게 만드는 그런 희열을 맛보는 것..

그러기 위해 갖춰져야 할 나의 실력이 바로 "잘한다" 라는 것인 셈이죠.

 

지금의 저는 동요를 연주하기에 잘하는 실력일 것입니다.

네, 맞습니다. 제가 연주하는 동요에 우리 아들이 춤을 추니까요.

하지만, 모차르트, 베토벤, 내가 좋아하는 서양고전 음악들을 "잘하기"에는 아직 많이 모자란 실력입니다.

(세살 아들이 말합니다. "아빠, 시끄러워.")

 

저런 고전 명작들을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하는 욕망이 남아있는 한, 잘한다라는 말을 들으려면 아직 멀었겠지만,

그 잘한다를 갖추기 위해 한발한발 잘 떼고 있다고.. 최소한 그 방법만은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실내악을 시작하면서, 음악을 하는 또다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연주하고 싶다라는 생각 때문에 한다는 것입니다.

친구들과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활동은 "음주"라고 생각합니다.

 

"음주"가 아닌 다른 활동으로 동료들과 어울리고, 이야기 하는 것.. 그것이 음악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실내악을 계속 동경하고 이어가게 됩니다.

 

실내악을 함께 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추구하는 음악도 비슷하고, 연습 시간도 비슷한 이를 찾아야 하고, 서로에 대한 존중이 밑바탕이 된 사람이어야 합니다.

또한, 실력도 서로 비슷해야 합니다. 어느 한사람이 압도적으로 잘 한다면, 이는 오히려 서로에 대한 불만이 생길 소지가 있습니다.

함께 실내악을 평생 해나갈 동료를 찾는 것이.. 음악을 하는 동안 저의 평생 숙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의 연주를 통해 타인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그리고, 그 연주를 함께 할 친구를 찾아 함께 연주하는 감동을 나누는 것.. 그것이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입니다.

 

각자가 가진 음악을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개인이 가진 그 이유도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서 변화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것을 전달할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계속 정진해 나가야겠습니다.

(예를 들어, 언젠간 꼭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를 연주하고 싶습니다. 내 연주로 관객에게 그 감동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의 음악을 이해해 줄 실내악 친구들을 찾고, 함께 즐거운 연주를 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그게 지금의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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