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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음악이야기 : 그 흔한 질문, 비브라토는 언제쯤 배우나요?

광과장 관심거리 2015. 8. 8. 23:09

바이올린을 멋진 모습으로 연주하는 사람들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우아하게(?) 팔과 손을 흔들어, 그 소리의 떨림을 만들어 내는 비브라토일 것입니다.

현악기 (특히, 바이올린)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언제쯤 멋진 연주를 할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궁금증을 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멋진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기준은 연주의 매력 포인트인 비브라토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초점을 맞추곤 합니다.

"이제 바이올린을 시작하는데, 언제쯤 비브라토를 할수 있을까요" 
와 같은 질문은 현악기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골 질문입니다.

이런 질문을 하게 되는 배경은 "비브라토"를 할줄 알면 나의 바이올린 연주가 꽤 괜찮은 수준으로 올라서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드러납니다. 
항상, 이런 질문에 대해 답하고 싶었던 제가 느껴왔던 점들은 댓글로 전하기에는 정리가 안되는 듯 하여,
포스팅으로 좀 더 정돈한 이야기를 전해보고자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두서없기는 마찬가지..)


많은 선생님들이 비브라토를 하기 전에 만들어져야 하는 것들을 강조하십니다.
하지만, 아마추어 학생들은 (특히, 시간이 부족하고, 마음 급한 성인들) 비브라토 이전에 익혀야 할것들을 외면한 채 비브라토만을 바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 폼나는 비브라토..)

선생님들도 이런 조급한 학생들의 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외면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수준으로 기본기를 다지고 비브라토를 가르치고 싶지만, 기본기를 다지는 지루한 과정에서 그만두는 학생도 많아,
비브라토의 교육 타이밍은 선생님들도 고민하게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비브라토고 뭐고.. 반년이면 다수가 사라지는게 현실..)

또한, 기본기가 안된 상태에서 비브라토를 가르쳐봐야...
쉬워보이는 손흔들기(!)는 막상 해보려 하면 잘 안되고, 잘 된다고 해도 그들의 소리처럼 듣기 좋은 소리가 나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단지 비브라토가 아닌, 비브라토를 통해 조절하고 변화되어야 할,
기본이 되는 소리가 울리면서 풍부하지 못하고, 정확한 음정과 박자 안에서 표현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브라토를 하며 꽤 "들어줄만한" 소리를 내고 있는 아마추어 연주자가 있다면,
단지 흔들고 있는 손이 아닌, 보잉과, 핑거링의 합작에 의한 소리 자체가 충실하게 훈련이 잘 되어 있을 것 입니다.

즉, 현악기 소리가 만들어 지는 요소들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비브라토 이전에 갖춰져야 하는 기본 소리를 구성하는 톤, 음정, 박자를 이미 익힌 자의 연주에 비브라토가 더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우선 톤입니다.
찰현악기를 배우는 첫 순간 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적어도 현재까지..)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바로 소리만들기..

몸에 힘을 빼라는 주문은.. 이제 너무 많이 들어서 귀에 못이 박힐 지경입니다.
조금만 방심하면 몸에 힘이 들어가서 활에 중력이 온전히 실리지 않아, 현과 부드럽고 안정된 마찰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부드러운 마찰의 전달은 브릿지를 통해 사운드포스트로 이어지고, 이는 악기 전체를 "울리는"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 됩니다.

많은 현악기 연주자들이 그저 위아래로 팔을 움직이며 긋는 것 같지만,
부드럽고 듣기 좋은 톤이 일정하게 나게 하기 위해서는 기계적인 훈련된 움직임이 필요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정한 조정이 가능할 정도의 훈련이 이뤄진 뒤에야, 연주자가 원하는 정도의 압력으로 활을 조절하며, 톤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소리는 이렇게 만들어져요~!!
가슴 (마음)) -> 머리 -> 오른 어깨 -> 오른 팔 보잉각도- 오른 손 검지와 새끼손가락에 따른 미세한 소리 질 조정
참 쉽죠?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잘 할수 있을 거예요~)


톤을 만들어 내는 나의 기술이 어느 정도인지 즉시 알아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개방현에 더블스탑(두줄긋기)으로 활의 시작부터 끝까지 온활로 다운활/업활로 그어봅시다.
시작부터 끝까지, 활 각도를 유지할 줄 알고, 팔에 온전히 힘이 빠져 있다면, 일정한 겹음 소리를 시작부터 끝까지 낼 수 있을 것 입니다.
온전한 소리를 내고 있다면, 톤을 만드는 첫발은 뗀 셈입니다. 
자 이제.. 스케일도 해보시고.. 고향의 봄도 해보시고.. 어제 배운 레슨곡을 해보세요.. (안되쥬?)




두번째는 음정입니다.
요즘은 조율 어플도 발달해서 인지 많은 아마추어 연주자들이 청음 훈련에 대한 우선순위를 높게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조율 역시 조율기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할 줄 모르는 경우도 많고, 레/라/미 의 공명음에 대한 느낌이나 정확한 음정을 잡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대부분 보잉에 정신이 팔리거나, 지판에 붙은 스티커에 시선을 고정하고, 의지해서 연주하곤 합니다. (기타가 아닙니다.. )

정확한 음정을 모르고 하는 연주는 결국, 계란으로 쌓은 탑에 불과하게 됩니다.
짧은 연주라면, 이상하네.. 라는 느낌을 관객이 느끼고 끝나겠지만,, 조금이라도 긴 곡을 연주한다면, 관객에게 불편한 느낌까지 줄수도 있습니다.
내가 연주할 음에 대한 정답을 알고 하는 이와, 모르고 연주하는 이의 연주는 대단히 큰 차이를 발생시킵니다.

결국, 관객 역시 귀로 듣고 있기 때문에, 연주자도 눈과 그 어떤것도 아닌 귀로 그 정답을 알고 연주해야 합니다.



<세브지크 op.1-1>


단순해 보이는 저 반복 패턴 연습을 경험하신 분은 꽤 많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1,2주에 한마디씩만 진도를 나가고 있는 책입니다..단순해 보이는 저 에뛰드가 뭐 그리 할게 많나라고 생각되시겠지만..
하지만, 저 한마디 안의 패턴을 각활로 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음의 음정을 확인하고,
그것이 몸에 익을 때까지 그리고 귀에 익을 때까지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불편할 진실일 따름입니다..ㅎㅎ

ps. 세브지크 op.1-1은 단순히 청음만을 위한 책은 아닙니다. 단순한 인용으로 악보를 차용 하였습니다.
(청음보다 왼손 힘빼기, 손구락 장애 확인하기..)


세번째는 박자입니다.
박자역시 많은 훈련이 필요합니다.
내가 원하는 박자대로 악기를 운용한다는 것은 쉬운듯 하지만, 정말 많은 훈련이 필요합니다.
붙점의 정확한 연주와, 감정에 따라 박자를 가지고 놀려면 (늘이고, 줄이고) 그 변화하는 박자안에서, 본인의 명확한 박자 감각이 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또한, 변화하는 박자 패턴 안에서, 붙임줄에 따른 슬러의 변화나 스타카토, 데타쉐 등의 보잉 변화에도
박자가 훈련된 자 만이 안정된, 의도적으로 톤을 유지하고 조정할 수 있습니다.



<볼파르트 No.34>

언제부터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한.. 요즘 하고 있는 연습곡입니다.
보시다 시피 21개의 패턴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박자도 다르고, 슬러 변화도 들어가있어,톤을 유지하려면 활길이도 신경써야 합니다.
in 2의 정박 연주로 연습하고 있습니다. 한마디에 두번씩 박자를 (발로) 치며 연습하다보면,
슬러나 당김음 구조에 박자가 어김없이 무너지곤 합니다. 박자 훈련의 기본은 정박을 인지하며 연주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카이저 No.1>

오래전에 맛만봤던 카이저 1번입니다. 현란한 박자 훈련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4연음, 2연음, 3연음, 붙점, 슬러등.. 
이런 박자변화 훈련에서 in 2 혹은 in 4의 정박 연주를 해낼 수 있어야.. 박자가 어느정도 몸에 익었다.. 라고 볼 수 있겠죠.

박자가 된다 라는게 무엇일까 생각이 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저렇게 많은 패턴들 (혹은 곡에서 만나게 될 박자 패턴들)을 내가 정박을 유지하며
→ 즉, 박자에 끌려가는게 아니고 내가 박자를 가져가면서 연주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져보세요.


자, 두서 없이 적어보았지만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 되는 상태에서 비브라토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느린 비브라토 빠른 비브라토를 하며, 위와 같이 기초가 다져진 소리에 비브라토라는 향신료를 첨가합니다.
처음 비브라토를 배우면, 짚은 음정에 대해 아래 음정을 때리되 위 음정은 때리지 말라고 주문합니다.
비브라토를 하는 동안에도 음정이 맞아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비브라토가 흔들어지는 박자 또한, 연주하고 있는 박자 안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비브라토가 이뤄지고 있는 동안, 보잉에 따른 톤이 일정하거나 의도된 소리로 유지되어야 할 것 입니다.

왼손을 비브라토를 위해 흔드는 바람에 톤이나 음정, 박자가 흔들린다면, 이는 좋은 연주가 될 수 없습니다.
톤,음정, 박자가 잘 이뤄지는 연주라면,, 비브라토가 없이도 충분히 좋은 연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요즘, 제생각으로는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비브라토는 단지 겉멋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성인 아마추어 수련생들은 기초는 외면한채 비브라토를 하고 못하고에 의미를 두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이런저런 말로 겁만 잔뜩 준것 같습니다.^^
하지만 처음 악기를 시작할 때는 무엇을 배우게 될지, 무엇을 배워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 입니다. (당연합니다.!)
비브라토 이전에 산재한 많은 목표들과, 그것들을 달성하며 얻게 되는 성취감을 잊지마세요^^.
비브라토는 끝이 아닌, 많은 과제들 중 하나일 뿐입니다.^^

저 역시, 비브라토와 함께 공명하는 멋진 소리의 연주를 하는 자신의 모습이 기대될 때가 있지만, 
진정한 내공을 위해 지금 이 순간 익혀야 하는 다른 무언가를 외면하지 말고, 정진 할 따름입니다.^^